마등령~한계령

1. 일시 : 2008. 5. 10(일) 23:00 ~ 2008. 5. 11(일) 23:00

 

2. 행정(15.3km)

   : 신흥사 -(6.8km) - 마등령 - (2.1km) - 1275봉 - (3km) - 희운각

     - (1.9km) - 설악산 - (1,8km) - 끝청 - (7.7km) - 한계령

 

3. 참석인원 : 26명

강봉중, 고완석, 김광열, 김달곤, 김덕신, 김상유, 김상택, 김성일, 김영도, 박동수, 박성식, 박일호, 박정록, 배성희, 신순정, 이국연, 이민영, 이성녕, 이승호, 임용일, 정용환, 정채석, 최병일, 최종성, 한효동, 홍기봉

 

4. 산행 주요 사항

 

2구간 산행을 마친 산행팀 마등령 쉼터38명은 기념촬영을 했다. 그리고 15명은 비선대 방향으로 하산하고 23명의 대원은 희운각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이곳에서는 설악산의 주능선이라 가까운 탈출로를 찾기가 어렵지만 국립공원이라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사고 발생시 연락만 신속히 이루어진다면 산악구조대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는 구간이다. 하지만 마등령을 지나면 일반 도로와 동떨어져 있고 위험한 구간도 많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마등령 쉼터에는 희운각 대피소까지의 거리는 5.1km, 시간은 5시간 20분이 소요된다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마등령 쉼터에서 하산하는 일행들과 헤어진 23명의 대원들은 희운각을 향해 지쳐있는 무거운 발걸음을 내딛는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공룡능선이다. 마의 능선, 공룡능선이란 공룡의 등뼈처럼 험상궂게 생긴 바위들이 용솟음치듯 울퉁불퉁하게 늘어서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공룡능선은 설악산의 꽃이라 할 만큼 빼어난 바위들이 밀집해 있다. 백두대간의 등줄기인 공룡능선은 대간에서 가장 화려한 구간이라 할 수 있다. 공룡능선은 급경사 지대가 많아 체력소모가 많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또한 지금은 길이 잘 정비되어 있지만 등산로를 벗어나 실족이라도 하게 되면 구조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험한 곳이 곳곳에 있다.

 

마등령 쉼터에서 약 20여분 걸어오니 나한봉(1,250m) 팻말이 서있다. 희운각까지는 4.6km가 남아있다. 8구비의 공룡능선을 넘어야 한다. 그러나 대원들은 지쳐가고 있다. 겨우 올라서면 또 내리막이다. 이제 말할 기운조차도 없다. 결국 등산로에 드러누워 버린 대원들도 나오기 시작했다. 왜 이렇게 힘든 고생을 스스로 자처하며 해야 하는지 자신에게 의문이 든다. 아직 우리대원의 막내둥이 정재근 대원은 보이지 않는다.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산행 할 때마다 힘들어하고 제대로 걷지를 못한다. 그래도 끝까지 가고자 하는 의욕은 누구보다도 강하다. 그것이 젊음인가.

 

나한봉을 지나 가파른 오르막길을 수차례 거듭한 끝에 1,275봉에 도착했다. 희운각 3km, 마등령 2.1km라는 팻말이 있다. 이제 공룡능선 중간지점 정도 온 것 같다. 뒤를 돌아보니 걸어 온 길이 까마득다. 앞을 내려다보니 저 멀리 솟아 오른 바위 사이로 가느다란 길이 보인다. 어깨가 축 처진다. 그냥 여기서 비박이라도 하자고 우길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최병일 대원이 오이를 잘라 준다. 반갑게 받아먹지만 솔직히 먹는 것도 귀찮다. 그때 종주팀장의 음성이 무전기를 타고 흘러나온다. 선두는 먼저 희운각 대피소까지 가서 준비를 하라는 지시였다. 박광호 등반대장과 대원 5명은 배낭을 지고 곧바로 출발한다. 먼저 출발하는 인원을 바라보며, 최병일 대원과 함께 종주 부팀장인 조용만 부장을 기다린다. 종주팀장의 지시를 받고 힘든 몸으로 열심히 걸어오고 있을 것이 눈에 선하다. 땀이 식으니 추위가 심하다. 얼마를 기다리니 조용만 부팀장이 온 몸에 땀이 흥건한 상태로 도착했다. 종주팀장님의 특명(?)을 받았기 때문에 임무 수행을 해야 한다. 가파른 오르막과 내리막을 수차례 반복한 것 같은데 경남도민일보 임영일 부장의 8고개 중 이제 5번째 고개를 넘고 있다는 말에 졸도하는 줄 알았다.

 

아무래도 다리에 무리가 간다. 경련이 온다. 조용밤 부팀장에게 아스피린 하나를 얻어 그냥 씹어 삼킨다. 힘겹게 걷다가 공룡끝부분인 신선대에 도착했다. 신선대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저 멀리 희운각 대피소가 어렴풋이 보인다. 먼저 간 선두대원들은 곧 희운각 대피소에 도착할 것 같이 멀리 가 있다. 그리고 대청봉과 중청봉이 머리위로 보인다. 뒤돌아보니 지나온 길이 장쾌한 공룡능선의 괴력을 발휘하는 듯 하고 그 가운데 우뚝 하니 솟은 봉우리들이 하늘을 찌를 듯하다.

 

신선대에서 잠시 쉬었다가 내리막길을 내려간다. 로프가 설치되어 있다고 하나 이미 지친 몸이라 걷기가 쉽지 않다. 희운각 대피소까지 다 왔다는 생각에 긴장이 풀린 탓일까. 몸이 축 늘어진다.

 

한참을 내려가고 있는데 희운각 대피소 입구에 먼저 도착한 박광호 등반대장과 하도생 부대장이 희운각 대피소 입구에 배낭을 내려놓고 후미에 오고 있는 대원들을 챙기러 올라오고 있었다. 자신들의 몸도 지치고 힘들 것인데도 불구하고 더 힘들고 지친 동료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등반대장, 부대장, 또 대원들이 있기에 우리는 어떠한 어려움도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오후 다섯시경 드디어 희운각 대피소 입구에 도착했다. 먼저 온 일행들이 기다리고 있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200여M 거리에 있는 희운각 대피소로 향했다. 종주팀장님의 특별임무 완수의 각오를 다지며..

 

희운각 대피소의 어둠은 짙어갔다. 대피소 직원이 대피소 문을 열고 난로에 불을 지핀다. 일단 잠자리는 해결된 셈이다. 대피소 안으로 들어온 일행은 잠자리 준비에 바쁘다. 나도 피곤함에 잠자리에 누우니 막상 잠이 제대로 오지 않는다. 그렇지만 내일을 위한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그렇게 오늘 하루의 일정을 접는다.

 

5월11일 아침 일찍 일어나니 벌써 대부분의 대원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아침식사를 간단히 하고 주변 청소를 깨끗이 하고 쓰레기는 배낭에 다시 집어넣고 떠날 채비를 한다.

 

아침 8시, 산행팀은 소청봉으로 향했다. 희운각 대피소 앞 가파른 나무 계단을 오른다. 시작부터 엄청 가파르다. 반쯤은 기어 올라가는 느낌이다. 앞 계단이 코앞에 다가서 있다. 소청봉까지는 1.3km로 짧은 구간이지만 약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그만큼 힘든 구간이다. 소청봉을 올라가며 뒤를 돌아보니 어제와는 다르게 날씨가 너무 화창하여 멀리 동해바다가 보인다. 그리고 어제 그렇게도 힘들게 했던 공룡능선이 눈앞에 그 자태를 들어내고 있다.

 

가쁜 숨을 몰아치며 소청봉 정상에 올랐다. 이제는 중청봉 산허리를 돌아 중청 대피소까지는 600m 거리이고 경사가 완만하다. 눈앞 가까이 대청봉이 보인다. 그러나 우리 일행은 대청봉을 올라갈 수 없다. 입산허가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끝청 갈림길로 돌아 한계령으로 향해야 했다. 끝청 갈림길 이정표에는 한계령 7.7km를 알리고 있다. 희운각 대피소에서 한계령까지는 10.8km 정도이다. 끝청 갈림길에서 왼쪽길이 서북능선을 통해 한계령으로 가는 길이다. 중청봉 정상에는 군사시설이 있어 출입이 불가능하다. 끝청가지의 거리는 약 20여분이 소요되었다. 전망이 좋다. 잠깐 휴식을 취한다. 끝청에서 한계 삼거리까지는 4.2km로 약 1시간 20분이 소요되었다. 한계 삼거리에서 왼쪽 내리막을 내려서면 계단과 난간이 설치되어 있다. 예전에는 샘터가 있었는데 산사태로 샘을 찾을 수 없었다. 대청봉에서 한계령에 이르는 길에 유일한 샘이지만 조금만 가물어도 샘이 말라버려 산행시 기대를 하면 안 된다. 샘터에서 약 3분정도의 급경사를 올라가면 다시 내려가야 한다. 여기부터는 한계령까지 돌길로 단장되어 있으나 많이 불편하다. 그 길을 30여분 내려가면 작은 능선이 나오고 계단과 급경사가 반복된다. 약 1시간 정도 계속 내려가니 한계령 매표소 입구가 보인다. 이어서 108계단을 내려가 한계령 휴게소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3시경이었다. 모두 안전하게 백두대간 3구간 종주를 마무리하는 시간이다. 모두 함께 외친다. 백두대간 종주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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